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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매니저의 마음 관리 [심리 & 소통]

혈당 수치에 집착하는 나, 괜찮을까요? (마음 처방전)

by 당매니저 2025. 6. 8.

혈당 수치에 집착하는 나, 괜찮을까요? (마음 처방전)

안녕하세요. 숫자가 아닌 당신의 삶을 먼저 보는 당매니저입니다. 📈

아침에 눈을 뜨면 가장 먼저 하는 일, 식사 전과 후에 반드시 거쳐야 하는 의식. 바로 '혈당 측정'입니다. 혈당 수치는 의심할 여지 없이 당뇨 관리의 가장 중요한 지표입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인가, 우리는 이 숫자의 노예가 되어버리곤 합니다.

혈당이 목표 범위 안에 있으면 안도감과 함께 '나는 잘하고 있어'라는 성취감을 느끼지만, 숫자가 조금이라도 높게 나오면 '나는 실패했어', '역시 난 안돼'라며 하루 종일 자책감과 불안감에 휩싸입니다. 나의 기분, 나의 하루, 심지어 나의 가치마저 혈당계 화면의 숫자 하나에 좌지우지되는 경험, 혹시 하고 계신가요?

혈당 수치에 대한 과도한 집착은 오히려 심리적 스트레스를 높여 혈당을 더 악화시키는 악순환을 만듭니다. 오늘 당매니저가 이 숫자의 굴레에서 벗어나, 건강한 마음으로 혈당을 '관리'하고 '활용'할 수 있는 마음 처방전을 내려드리겠습니다.

 

1. 숫자에 울고 웃는 이유: 왜 우리는 집착할까?

혈당 수치에 대한 집착은 단순히 성격이 예민해서가 아닙니다. 여기에는 몇 가지 심리적 이유가 있습니다.

  • 유일하게 눈에 보이는 '결과'이기 때문: 식단 조절, 운동 등 우리의 수많은 노력들이 눈에 보이지 않는 반면, 혈당 수치는 그 결과를 즉각적으로 보여주는 거의 유일한 지표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숫자를 통해 나의 노력을 평가받고 싶어 합니다.
  • 통제하고 싶은 욕구: 당뇨병이라는 예측 불가능한 질병 앞에서, 우리는 혈당 수치를 '통제'함으로써 상황을 내 손안에 두고 있다는 안정감을 느끼고 싶어 합니다. 숫자가 예상과 다르게 나오면 통제력을 잃었다는 생각에 불안해집니다.
  • '좋은 환자'가 되고 싶은 마음: 의사 선생님이나 가족에게 '관리를 잘하는 좋은 환자'로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클수록, 낮은 혈당 수치에 대한 강박이 생기기 쉽습니다. 높은 수치는 마치 '불성실한 학생'의 성적표처럼 느껴집니다.

이러한 마음들을 이해하고 인정하는 것이 집착에서 벗어나는 첫걸음입니다.


2. 관점 바꾸기: '성적표'가 아닌 '나침반'으로

숫자의 노예에서 벗어나기 위한 핵심은 바로 '관점의 전환'입니다. 혈당 수치를 나의 노력을 평가하는 '성적표'로 여기는 대신, 앞으로 나아갈 길을 알려주는 '나침반' 또는 '네비게이션'으로 생각해보세요.

'성적표' 관점 (잘못된 생각) '나침반' 관점 (건강한 생각)
"혈당이 높네. 난 실패했어. 역시 난 의지가 약해."
(과거에 대한 평가, 자책)
"혈당이 높게 나왔네. 어제 먹은 음식이 원인일까? 스트레스 때문일까? 다음엔 이렇게 조절해봐야겠다."
(미래를 위한 분석, 계획)
숫자 자체에 '좋다', '나쁘다'라는 감정적 딱지를 붙인다. 숫자는 그저 내 몸의 상태를 알려주는 '객관적인 데이터'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높은 혈당 수치는 실패의 증거가 아니라, "이 길은 막히는 길이야, 다른 길로 안내할게!"라고 알려주는 네비게이션의 신호입니다. 이 신호를 통해 우리는 더 좋은 길을 찾아 나아갈 수 있습니다.


3. 숫자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4가지 실천법

건강한 관점을 유지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들입니다.

  1. '점'이 아닌 '선'으로 보기: 한두 번의 혈당 수치에 연연하지 마세요. 중요한 것은 하루, 일주일, 한 달간의 전반적인 '추세'입니다. 연속혈당측정기나 혈당 관리 앱을 활용해 점들을 연결한 '선(그래프)'을 보면, 특정 수치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 큰 흐름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2. '결과'가 아닌 '과정'을 칭찬하기: 혈당 수치가 잘 나왔을 때만 스스로를 칭찬하지 마세요. 결과와 상관없이, "오늘 궂은 날씨에도 산책을 다녀온 나, 대단해!", "회식 자리에서 튀김의 유혹을 이겨낸 나, 정말 멋져!"처럼 건강한 행동을 한 '과정' 자체를 구체적으로 칭찬해주세요.
  3.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높은 혈당이 나왔다면, 그냥 좌절하지 말고 '탐정'이 되어보세요. 혈당 수첩에 그날 먹은 음식, 운동량, 스트레스 수준, 수면 시간 등을 함께 기록하고 원인을 분석해보세요. "아, 어제 잠을 설쳤더니 공복 혈당이 높구나", "이 음식은 나한테 잘 안 맞네" 와 같은 패턴을 발견하는 재미를 느껴보세요.
  4. '숫자 없는 날' 만들기: 의사와 상의하여 혈당이 안정적인 날에는 하루 이틀 정도 혈당 측정을 쉬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매일의 압박감에서 벗어나 잠시 숨을 고르며, 내 몸의 감각에 더 집중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기억하세요. 당신의 가치는 혈당계의 숫자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당신은 혈당 수치와 상관없이, 매일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는 소중하고 대단한 사람입니다.

혈당계는 우리의 주인이 아니라, 우리의 건강한 여정을 돕는 충실한 '조수'일 뿐입니다. 오늘부터는 이 조수를 현명하게 부리며, 숫자에 휘둘리지 않는 당당한 삶의 주인이 되시길 바랍니다.

숫자 너머의 당신을 당매니저가 항상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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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Diabetes UK 'Thinking and feeling differently', 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